2016년, 3억 후반 전세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집을 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희 부부의 첫 번째 집 이야기입니다.

결혼을 하고 처음 집을 구하던 시기는 2016년이었습니다.

당시 아내의 직장은 강북에 있었고, 저는 경기도권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의 직장이 꽤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신혼집을 구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교통이었습니다.

당시 저희가 정했던 우선순위는 단순했습니다.

첫 번째는 교통, 두 번째는 안전이었습니다.

나머지는 실제로 살아보면서 판단해보기로 했습니다.

전세라면, 내가 감당 가능한 비용과 우선 순위에서 구하기로 했습니다. 

전세는 집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우리가 생활하면서 얼마나 만족할 수 있는가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맞벌이를 하면서 매일 출퇴근해야 했기 때문에 아내가 30분 정도 안에 출퇴근할 수 있는 지역을 우선적으로 찾아봤습니다.

그렇게 여러 곳을 알아보다가 선택한 곳이 당산 진로아파트 24평형이었습니다.

당시 전세보증금은 3억 후반 정도였습니다.

왜 당산 진로였을까?

지금 생각하면 대단한 분석을 하고 고른 집은 아니었습니다.

당시 저희에게 중요한 것은 생활하기 편한 집이었습니다.

당산 진로는 구축 아파트였지만 단지가 비교적 조용하고 고즈넉했습니다. 무엇보다 주차 공간도 당시 기준으로는 넉넉한 편이어서 생활하는 데 큰 불편이 없었습니다.

주변 생활환경도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인근에 코스트코가 있었고, 당시에는 홈플러스도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영등포역과 타임스퀘어도 가까워서 쇼핑이나 영화관을 이용하기에도 편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당시 저희에게는 이런 생활의 편리함이 상당히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집을 투자 대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퇴근하고 집에 와서 편하게 살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한 시기였습니다.

그래도 아쉬운 점은 있었습니다

물론 모든 것이 마음에 들었던 것은 아닙니다.

당산 진로 주변에는 당시 청과물 시장이 있었는데, 지금보다 환경이 정리되지 않은 느낌이 강했습니다.

시장 특유의 활기찬 분위기가 장점이기도 했지만, 저희 부부에게는 조금 거칠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가 다를 것 같습니다.

저희에게는 당시 아쉬운 점 중 하나였습니다.

당산역 가까운 집은 왜 선택하지 못했을까?

사실 저희가 처음부터 당산 진로를 가장 원했던 것은 아닙니다.

당산역과 가까운 곳에서 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저희의 예산으로는 효성아파트나 당산 래미안 같은 당산역 인근 단지를 쉽게 접근하기 어려웠습니다.

비교 대상으로 봤던 곳 중에는 래미안 당산1차도 있었습니다.

가격을 맞출 수 있는 선택지였지만, 실제로 집을 알아보면서 또 하나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귀가 동선과 안전에 대한 아내의 느낌이었습니다.

당산역에서 저녁 시간에 내려 집까지 걸어가는 길을 아내가 조금 불안해했습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저희 부부가 당시 느꼈던 개인적인 경험입니다. 누구에게나 같은 느낌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저희는 조금 더 마음 편하게 생활할 수 있는 당산 진로를 선택했습니다.

구축 24평, 실제로 살아봤습니다.

당시 당산 진로는 구축 아파트였고 24평형은 복도식이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구축에 복도식이니 단열이나 결로 문제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살아보니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저희 집이 동향이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걱정했던 것과 달리 결로 문제도 크게 없었습니다.

이런 것들은 아무리 인터넷에서 찾아봐도 결국 직접 살아보기 전에는 알기 어려운 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아파트를 볼 때 단순히 연식이나 평형만 보는 것보다는 실제 거주자의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신혼부부가 많이 살던 단지

당시 단지에는 저희처럼 신혼부부나 젊은 부부들이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그때는 지금과는 또 다른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또 의외로 영등포 증권가 쪽으로 출퇴근하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당산이라는 위치가 생각보다 여러 직장으로 이동하기 좋은 곳이라는 것을 실제로 살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부분 역시 집을 알아볼 때 지도만 보고서는 알기 어려웠던 부분입니다.

그리고 이 집에서 아주 중요한 것을 하나 배웠습니다

당시에는 전세로 살면서 집을 소유한다는 것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집주인의 상황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저희가 전세로 들어와 살고 있는 집의 집주인은 강북에 거주하면서 당산 진로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전세가격이 올라가는 모습을 직접 보게 되었습니다.

그때 부동산 사장님을 통해 저희 임대인의 투자 방법에 대해 알게되었습니다.

임대인은 전형적인 갭투자자였습니다. 3천만원에 저희 전세금으로 집을 매수한 분이었습니다. 

전세가격이 올라가면서 집주인이 처음 투자했던 돈이 사실상 회수되는 모습을 보게되었습니다.

그전까지 부동산 투자는 저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들 이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집을 통해 처음 레버리지에 대해 알게되었습니다.

"아, 집은 사야 하는구나. 그서도 레버리지로"

지금 생각해보면 당산 진로에서 얻은 가장 큰 것은 집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부동산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뀐 것이었습니다.

그전까지는 열심히 일해서 돈을 모으고 저축해서 집을 마련한다는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전세를 살면서 처음으로

"내가 노동으로 버는 돈으로 자산을 확보 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은 몇 달 뒤 저희가 천호 태영아파트를 매수하는 결정으로 이어졌습니다.

2016년 당시에는 단순히 신혼집을 구한다고 생각했던 일이었는데, 돌이켜보니 저희 가족의 자산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었던 첫 번째 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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