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억 초반에 천호 구축 아파트를 샀습니다

2017년, 5억 초반에 천호 구축 아파트를 샀습니다.

당산에서 전세로 살던 저희가 처음으로 집을 샀습니다.

2017년이었습니다.

당시 매수가격은 5억 초반대였고, 저희에게는 결코 작은 금액이 아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저희는 매수할 수 있는 가장 높은 가격대에 집을 샀습니다.

정말 많이 쫄렸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천호동 구축 아파트를 선택한 이유는 단순히 집값이 오를 것 같아서가 아니었습니다.

저희 가족의 삶의 주기가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첫째가 생겼고,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당산에서 살 때 첫째가 태어났습니다.

맞벌이를 계속해야 했고, 아이를 키우면서 두 사람이 모두 직장생활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주변의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마침 외가가 올림픽공원 근처에 있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생활권을 강동구 쪽으로 옮기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직장을 포기할 수도 없었습니다.

아내의 출퇴근도 중요했습니다.

결국 집을 고르는 기준은 다시 단순해졌습니다.

외가와 가까울 것.
아내가 출퇴근하기 편할 것.
아이를 키우기 좋은 생활환경일 것.

그리고 그 세 가지를 만족시키는 곳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교통과 생활권이 중요했습니다.

강동구로 생활권을 옮기기로 하면서 가장 먼저 본 것은 역세권이었습니다.

맞벌이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이 길어지는 것은 현실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웠습니다.

아내가 직장에 다니기 위해서는 지하철을 이용하기 편한 곳이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생활권도 중요했습니다.

당시에는 대형마트가 가까이 있는 것도 중요한 조건이었습니다.

지금처럼 온라인으로 대부분의 생필품을 주문하는 시대가 아니었고, 아이가 생기면 생각보다 장을 보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교통과 마트, 외가와의 거리, 그리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하나씩 따져봤습니다.

그렇게 후보지를 찾아다녔습니다.

풍납동과 성내동도 찾아봤습니다.

천호동 구축 아파트만 처음부터 생각했던 것은 아닙니다.

송파에 있는 풍납 현대도 후보로 봤습니다.

성내동에 있는 작은 규모의 여러 아파트도 직접 찾아봤습니다.

그런데 작은 단지들을 돌아다니다 보니 저희 부부에게는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단지가 너무 작고 여러 곳으로 나뉘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살 집이라는 관점에서 보니,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단지가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여러 후보지를 비교하다가 천호동 구축 아파트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결국 마음을 움직인 것은 집값이 아니었습니다.

해당 아파트를 선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의외로 단지 내 어린이집이었습니다.

당시 단지 내 어린이집이 좋았습니다.

국립 어린이집이었고, 원장 선생님에 대한 평판도 좋았습니다.

아이들을 잘 키우셨던 분이라는 이야기도 들었고, 이후 강동구에서 평판이 좋은 유치원으로 이어지는 과정도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저희는 이제 막 아이를 키우기 시작한 부모였습니다.

아파트의 브랜드나 인테리어보다 아이를 어디에서 키울 것인가가 더 중요했습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간 이후의 생활도 생각했습니다.

천동 초등학교 스쿨버스가 다니는 곳도 확인했습니다.

당시에는 래미안 팰리스와 해당 아파트에서만 스쿨버스를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조금 웃길 수도 있습니다.

아파트를 사면서 미래의 초등학교 생활까지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아이가 생기면 집을 바라보는 기준이 정말 달라집니다.

결국 천호동 구축 아파트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아이를 키우면서 우리 가족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었습니다.

전세보증금 4억, 그리고 대출

당시 저희가 가지고 있던 돈은 대부분 당산 전세보증금이었습니다.

전세보증금을 열심히 모으고 갚았고, 현금 4억 정도를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천호 태영은 5억 초반대였기 때문에 나머지는 대출을 받아야 했습니다.

당시에는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했습니다.

저는 대략 1억 정도의 대출을 받게 되었고, 이것도 10년 안에는 갚을 생각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대출 자체가 상당히 무서웠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조금 다른 생각을 합니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지금 시점에서 과거를 돌아보는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당시 저희 부부는 둘 다 소득이 있었고, 대출을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신용대출을 포함한 자금 조달 방법까지 더 적극적으로 검토했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당시의 저는 대출 자체가 무서웠습니다.

그래서 제가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수준에서 대출을 받았습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아이를 키우기 시작하면 생각보다 저축과 투자에 사용할 수 있는 돈이 빠르게 줄어든다는 것을요.

아이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돈의 지출 방향이 달라졌습니다.

첫째가 태어나고 나니 돈을 모으는 방식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그전에는 맞벌이를 하면서 비교적 단순하게 돈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생기면서부터는 자연스럽게 소비의 중심이 아이에게 이동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들어가는 돈도 생겼습니다.

분유값도 생기고, 생활비도 늘어나고, 부모로서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것도 많아졌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이 부분이 상당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집을 사는 시점은 단순히 현재 소득만 보고 결정할 일이 아니었습니다.

앞으로 아이가 생기고 가족의 소비 구조가 어떻게 바뀔 것인지까지 생각했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제가 당시로 돌아간다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첫 집은 조금 더 적극적으로 선택했을 것 같습니다.

회고해보면, 그래도 집을 산 것은 잘한 일이었습니다.

당시를 돌아보면 가장 잘한 것은 하나입니다.

그래도 집을 샀다는 것입니다.

최고가에 가까운 가격에 사는 것 같아서 정말 무서웠습니다.

"지금 사도 되는 게 맞나?"

이런 생각도 당연히 했습니다.

하지만 당산 진로에서 전세로 살면서 이미 한 가지를 배웠습니다.

집은 단순히 내가 돈을 모아서 언젠가 사는 물건만은 아니었습니다.

내가 노동해서 번 돈으로 자산을 확보하고, 그 자산이 다시 나를 위해 일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갭투자에 대한 규제가 강하지도 않았고, 전세를 활용한 레버리지 투자도 가능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당시와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중요한 것은 투자기법 자체보다 자산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두려웠지만 첫 집을 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아쉬운 것도 있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강동 래미안 팰리스입니다.

강동 래미안 팰리스를 계속 바라봤습니다.

"나도 저런 집에서 살고 싶다."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가격과 대출이 무서웠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조금 더 대출을 받아서 도전해볼 만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것 역시 결과를 알고 난 뒤의 생각입니다.

당시에는 그 대출이 저에게 너무 크게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지금의 제가 당시로 돌아간다면 내가 운영할 수 있는 범위의 최대치까지 첫 집을 고민해볼 것 같습니다.

첫 집을 사고 나면 아이가 생기고, 소비가 늘어나고, 투자할 수 있는 여유자금은 생각보다 빠르게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크게 후회하는 것이 있습니다.

리모델링을 제대로 했어야 했습니다.

처음 집을 봤을 때 바닥의 나무 마루 상태가 상당히 좋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굳이 큰 비용을 들여 집 전체를 고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살면서 문제가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베란다 쪽에 장판을 깔아놓은 부분이 있었는데, 장판을 걷어보니 그 아래의 마루가 상당 부분 썩어 있었습니다.

샷시도 벌어진 부분이 있어서 별도의 비용을 들여 수리했습니다.

구축 아파트를 매수하면서 집 상태를 조금 더 꼼꼼하게 확인했어야 했습니다.

결국 집을 고치면서 살았습니다.

환기를 잘 시키고 결로가 생기면 부지런히 닦아주면서 생활했습니다.

그래도 생각보다 잘 살았습니다.

무엇보다 첫 번째로 마련한 집이라는 애착이 컸습니다.

하나씩 고치면서 살다 보니 집에 대한 애정도 생겼습니다.

그런데 살면서 계속 래미안 팰리스를 바라봤습니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간사합니다. 

구축 아파트를 열심히 고치면서 살고 있었는데도 가끔 래미안 팰리스를 바라보게 됐습니다.

"나도 저런 신축에서 살고 싶다."

처음에는 단순한 부러움이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그럼 내가 사는 천호에서 신축 아파트가 될 곳은 어디일까?"

그때부터 조금씩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재건축도 찾아보고, 재개발도 찾아봤습니다.

우리 가족이 이미 살고 있는 천호라는 지역을 떠나지 않고도 신축 아파트에 들어갈 방법이 있는지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여러 곳을 알아본 끝에 제가 내린 결론은 재개발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재개발이라는 것이 지금보다 훨씬 어렵고 낯선 분야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미 살고 있는 지역이었고, 생활권도 알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천호에서 신축에 살아보고 싶다"는 아주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은 결국 다음 투자의 시작이 됩니다.

다음 이야기

천호에서 신축 아파트에 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천호의 재개발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아파트를 사는 것과는 조금 다른 방법을 선택하게 됩니다.

상가 3개를 매수하고, 권리를 늘려 입주권을 확보하는 투자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저에게는 꽤 큰 선택이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제가 왜 천호1구역 재개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어떻게 상가 3개를 매수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기록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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